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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도란? 사신 중 제일 못생겼다고 생각했던 - 근데 알고 보면 가장 깊은 존재 어렸을 때 게임에서 사신을 처음 봤습니다.청룡은 멋있었습니다. 백호도 강렬했습니다. 주작은 화려했습니다. 그런데 현무는 뭔가 애매했습니다. 거북이에 뱀이 감겨있는 모습인데, 다른 셋에 비해 왜인지 제일 못생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청룡처럼 날렵하지도 않고, 백호처럼 강렬하지도 않고, 주작처럼 화려하지도 않으니까요.민화를 배우면서 사신도를 공부할 때도 솔직히 현무는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사신 중에 가장 깊이 있는 상징을 가진 게 현무였습니다. 현무란 무엇인가현무는 동아시아 사신(四神) 체계에서 북쪽을 관장하는 신수입니다.사신은 동서남북 네 방향을 수호하는 존재입니다.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 이 네 존재가 함께 있을 때 공간이 완성됩니다.현무의 형상이 거북과.. 2026. 2. 15.
기린도란? 전시장에서 처음 봤을 때 - 검정 바탕에 금으로 그린 그 그림 이번 단체 전시 준비를 하다가 옆에서 누군가 기린 흉배도를 그리는 걸 처음 봤습니다.검정 바탕에 금먹으로 그리고 있었는데, 딱 봤을 때 와, 소리가 나왔습니다. 기린이라는 소재를 그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화려한데 무겁지 않고, 신비로운데 화면이 정리돼 있고. 민화를 10년 그렸는데도 그렇게 표현한 건 처음 봤습니다.그날부터 기린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기린도란 무엇인가기린도는 기린이라는 상상의 동물을 그린 민화입니다.여기서 기린은 아프리카 기린이 아닙니다. 목이 긴 그 동물과 이름만 같고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동아시아 전통에서 기린은 용의 머리, 사슴의 몸, 소의 꼬리, 말의 발굽을 가진 신수입니다. 온몸에 비늘이 있고 이마에 뿔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봉황도나 해태처럼 상상의 동물.. 2026. 2. 14.
해태도란? 사업하는 사람들이 찾는 그림 - 이거 해태입니까? 하고 바로 사가는 그림 화실 선생님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전시장에 선생님 해태 작품이 걸려 있었는데, 어떤 분이 오시더니 그림을 한참 보다가 이거 해태입니까? 하고 물었답니다. 그렇다고 하니까 바로 사가셨다고요. 설명도 없이, 가격도 많이 안 물어보고.그 이야기를 듣고 웃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왜 그러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해태도란 무엇인가해태도는 해태라는 상상의 동물을 그린 민화입니다.사자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뿔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이 아니라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신수입니다. 서울 경복궁 앞에 있는 그 석상이 해태입니다. 오래 전부터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존재입니다.해태의 특별한 점은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진다는 겁니다. 전설에 따르면 죄인을 보면 뿔로 들이받고, 무고한 사람은.. 2026. 2. 14.
십이지신도란? 연말마다 한 마리씩 - 12년이면 완성되는 그림 연말이 되면 화실이 바빠집니다.세화전 준비 때문입니다. 세화(歲畵)는 새해를 맞아 그리는 그림인데, 해마다 그 해의 띠 동물을 그립니다. 내년이 뱀의 해면 뱀을, 말의 해면 말을. 그래서 연말이 되면 다음 해 띠 동물이 뭔지 민화 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빠르게 알게 됩니다. 달력 찾아볼 필요도 없이 화실에서 먼저 알게 되는 거죠.그걸 매년 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2년이면 열두 동물을 다 그릴 수 있겠다. 그때 한자리에 모으면 진짜 십이지신도가 완성되는 거 아닌가 하고요. 십이지신도란 무엇인가십이지신도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 열두 지지를 상징하는 동물들을 그린 그림입니다.우리가 흔히 아는 띠 동물들입.. 2026. 2. 13.
오복도란? 엄마한테 처음 가르쳐준 민화 - 작고 빠르게 복을 담는 그림 민화를 처음 시작할 때 저는 모란도로 시작했습니다.화사하고 풍성한 꽃 그림으로 첫 붓을 잡았는데, 그게 10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요즘 민화를 처음 배우는 분들을 보면 시작점이 달라졌습니다. 모란도보다 복(福) 문자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저도 엄마한테 민화를 처음 가르쳐줄 때 복 문자도를 선택했습니다. 이게 첫 그림으로 딱인 이유가 있습니다. 오복이란 무엇인가오복(五福)은 다섯 가지 복을 말합니다. 장수(長壽), 부귀(富貴),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오래 살고, 재물이 있고, 몸과 마음이 평안하고, 덕을 행하고, 편안히 생을 마치는 것.이 다섯 가지를 보면 조선 시대 사람들이 복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생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냥 복 많이 받으세요가 아니라, .. 2026. 2. 13.
호피도란? 털 치다가 붓 다 날린 그림 - 애증의 호피도 호피도는 저한테 애증의 그림입니다.공모전 출품작으로 호피도를 그렸을 때 털을 치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화판 가득 세필붓으로 털을 하나하나 치는데, 그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팔이 아프고 눈이 침침하고 집중이 한계에 오는 그 느낌. 호피도 작업 중간에 진심으로 '이걸 왜 선택했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그러다 완성하면 또 뿌듯합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호피도란 무엇인가호피도는 호랑이를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호랑이 가죽을 그린 그림입니다.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민화에는 이미 호랑이를 직접 그린 그림들이 있습니다. 호작도도 있고 맹호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가죽을 따로 그렸다는 건 전달하려는 의미가 달랐다는 뜻입니다.살아있는 호랑이는 위협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힘입니다. 그런데 가죽.. 2026.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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