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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으로 풀어보는 민화의 정의 및 상징과 현대적 의미 – 호작도 이야기

by mybottari 2026. 1. 30.

까치와 호랑이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1. 민화의 정의

민화는 조선 시대 서민들이 생활 속에서 그린 그림 입니다. 궁중에서 제작된 회화와 달리, 민화는 특정 화가나 기관의 주문으로 그려진 그림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장식하거나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빌기 위해 자발적으로 그리고 걸어 두던 그림입니다. 

민화에는 공통된 목적이 있습니다. 오래 살고 싶다는 바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나쁜 기운을 막고 싶은 염원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글이나 말이 아니라 그림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 민화 입니다. 그래서 민화는 단순히 예쁘게 꾸미기 위한 장식화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과 감정, 바람이 함께 담긴 생활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화를 보면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뿐 아니라 무엇을 두려워했고 무엇을 바랐는지도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민화는 미술 작품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마음을 기록한 그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민화는 글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상징과 이미지를 활용해 의미를 전달했습니다. 복잡한 문장 대신 꽃과 동물, 사물의 형태로 뜻을 전했기 때문에 누구나 그림을 보며 내용을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민화는 특정 계층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하던 그림 문화였습니다. 

더 나아가 민화는 집안의 공간에 따라 주제도 달라졌습니다. 대문 근처에는 호랑이나 해태 같은 수호 그림을 걸고, 사랑방에는 책가도를 두어 학문과 출세를 기원했으며, 안방에는 모란이나 화조도를 걸어 풍요와 평안을 빌었습니다. 이처럼 민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생활 공간과 결합된 상징 체계 였습니다. 

2. 호작도에서 태어난 더피와 서씨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등장하는 ‘더피’와 ‘서씨’는 한국 민화 **호작도(虎鵲圖)**에서 모티브를 따온 캐릭터입니다. 호작도는 호랑이와 까치를 함께 그린 민화로, 단순한 동물 그림이 아니라 상징을 담은 그림입니다.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길조이며, 호랑이는 잡귀를 쫓는 수호자의 역할을 합니다. 이 둘이 함께 그려진 호작도는 나쁜 기운을 막고 좋은 소식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집안에 호작도를 걸어 두며 가족의 평안과 행운을 기원했습니다.

더피는 까치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존재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서씨는 호랑이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자극하는 존재로 재해석되었습니다. 즉, 더피와 서씨는 민화 호작도 속 상징을 현대적인 이야기 구조로 옮긴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 민화의 상징이 오늘날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는 점에서, 민화는 과거에 머무른 문화가 아니라 현재에도 활용되고 있는 이야기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옛 그림의 상징이 새로운 콘텐츠로 이어지는 과정은 민화가 가진 해석의 유연함을 보여 줍니다. 형태는 달라졌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호작도의 구도와 표정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 왔습니다. 어떤 그림에서는 호랑이가 위엄 있게 서 있고, 어떤 그림에서는 익살스럽게 표현됩니다. 이 변화는 민화가 정해진 틀을 따르는 그림이 아니라, 그린 사람의 해석과 개성이 반영된 그림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3. 민화의 현대적 의미

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단순히 무섭게 그려진 동물이 아닙니다. 악귀를 쫓는 존재이며, 권위와 힘을 상징하고, 동시에 우스꽝스럽고 친근한 표정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까치와 함께 그려진 호랑이는 나쁜 기운은 막고 좋은 소식은 맞이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악귀를 막기 위해 호랑이를 그리고, 복을 부르기 위해 까치를 그리고, 부자가 되기를 바라며 모란을 그리고,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라며 책가도를 걸었습니다. 민화는 그림이면서 동시에 기원문이었고, 소망을 담은 이야기였습니다. 이처럼 민화 속 소재 하나하나에는 당시 사람들이 바랐던 삶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민화는 오래된 그림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입니다. 민화를 그린다는 것은 옛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바람과 감정을 상징적인 형태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민화는 전통 기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색감과 소재로 새롭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붓과 한지로 그렸다면, 지금은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식으로 민화가 다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민화는 과거의 그림이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살아 있는 그림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민화가 단순한 전통 보존 대상이 아니라, 해석과 창작의 대상이 되었음을 보여 줍니다. 옛 상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그리는 과정에서, 민화는 새로운 의미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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